여기 카페가?! 그 자체로 핫플된 인기 카페 5곳

세시간전 | 2021-07-17 17:00읽힘 10745

예쁜 카페라면 아무리 멀고 구석진 곳이라도 열심히 달려가는 여행객 덕분에 몇 년 전부터 카페 거리라는 것도 전국적으로 생기기 시작했다. 철물, 공구 상가로 가득했던 부산 전포동의 어떤 골목은 전포 카페거리가 되었고 방치된 폐가로 가득했던 경주 대릉원 옆 길다란 거리는 매일이 관광객들로 가득한 황리단길이 되었다. 전포카페거리나 황리단길처럼 이미 관광지로 특화된 곳에 자리한 카페들도 많은 사람들이 찾기 마련이지만 장소나 유동인구에 관계 없이 존재 그 자체만으로 사람을 모으는 카페들이 있다. 이에 사람들을 구름처럼 끌어모으는 매력을 가진 국내 카페 5곳을 담았다. 글 사진 유지

구조라 주택가에 자리한 유럽풍 정원, 거제 외도널서리

외도널서리
거제 외도널서리로 가는 길

거제 외도널서리로 가는 길

전국 핫한 카페들은 찾아서 다녀봤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 하도 핫하다고 해서 검색까지 하며 찾아갔는데 웬 인적도 드문 주택가에 뜬금없이 위치해있어 '여기가 입구가 맞나..? 혹시 후문인가?' 하는 생각을 네다섯번은 더 했던 곳. 차가 한 두대 지나다닐만한 주택가 골목을 뒤로 하고 입구로 발을 내딛으면 위와 같은 숲길이 펼쳐지는데 마치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유럽풍 정원 느낌의 거제 외도널서리

유럽풍 정원 느낌의 거제 외도널서리

거제 외도널서리는 국내 최초 해상식물원인 '외도 보타니아'에서 오픈한 유리온실 콘셉트의 카페이다. '외도가 아닌데 왜 이름에 외도가 들어갔을까?' 하는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유리온실 콘셉트에 맞게 내부는 다채로운 식물들로 가득하고 인테리어 역시 유럽의 잘 가꾸어진 정원에 온 듯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오후 6시까지도 가득했던 채광

오후 6시까지도 가득했던 채광

'여름에 온실이라니, 괜찮을까?'싶었던 마음은 잠시, 냉방시설도 생각보다 잘 되어 있고 층고도 높아 답답함을 느낄 새도 없었다. 무엇보다 서쪽 방향으로도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어 사람이 거의 없는 일몰 시간대에도 채광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외도널서리 야외 테라스

외도널서리 야외 테라스

비록 입구는 뜬금없는 곳에 자리하고 있지만 구조라해변을 품고 있는 테라스를 보니 입구가 왜 그런 곳에 위치할 수밖에 없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는 후문. 너무 덥지 않은 날씨라면 야외 테라스를 이용해도 참 좋을 듯싶다. 외도널서리는 특색있는 디저트로도 유명하다. 거제 외도널서리의 모든 디저트들은 전문 파티쉐인 김지수 총괄 셰프가 매일 아침 만든 메뉴들로 준비된다고.

외도널서리의 영롱한 디저트들

외도널서리의 영롱한 디저트들

돈값 제대로 했던 메뉴들

돈값 제대로 했던 메뉴들

이 작고 영롱한 디저트들의 가격은 대부분 6,000원에서 10,000원 사이로, 확실히 가격대는 좀 있지만 5성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비주얼인데다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들이기에 주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맛보니 메뉴 하나하나 비주얼에 맛까지 괜찮다. 비주얼, 맛, 분위기 3박자가 모두 어우러지는 곳!

구조라의 일몰을 닮은 구조라 에이드

구조라의 일몰을 닮은 구조라 에이드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구조라 에이드는 유자에이드에 라벤더티를 넣어서 만들어 먹는 메뉴인데 그라데이션 된 모습이 참 예뻤다. 여러가지 즐거움이 있었던 거제 외도널서리의 한줄평은 '엄마랑 함께 가고 싶은 카페'.

문경의 젊은 바람, 산양정행소

산양정행소
문경 산양정행소 외관

문경 산양정행소 외관

경상북도 문경시 남동쪽에는 예천군 용궁면과 접하는 산양면이라는 지역이 있다. 인구가 3,000여 명이 조금 넘을 정도로 작고 조용한 동네인데 재작년부터 이 산양면을 중심으로 젊은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년 된 폐가에서 월 7000명이 찾는 한옥 카페 겸 민박이 된 '화수헌', 그리고 폐양조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산양정행소'가 문경 핫플레이스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덕분이다.

양조장의 모습이 남아있는 문경 산양정행소 내부

양조장의 모습이 남아있는 문경 산양정행소 내부

문경 산양정행소의 전신은 산양협동양조장이었다. 본래 산양면은 광복 직전부터 광산개발로 전성기를 누렸는데, 이후 광산업과 마을이 함께 쇠퇴하면서 산양협동양조장도 1998년에 문을 닫았다. 폐양조장이 되고 20년이 넘도록 방치되다가 지난 2020년 4월에 문경시청, 건축가, 시민, 그리고 청년단체 리플레이스가 협업하여 새로운 문화복합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 바로 산양정행소이다. 리모델링을 할 때 근대기의 일식 목조 양식과 양조장이 지니고 있던 건축적 가치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복원하여 양조장이었을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하나의 매력 포인트였다.

문경 산양정행소 내 소품샵

문경 산양정행소 내 소품샵

검사실과 숙직실로 사용되던 공간은 예전부터 남아있던 민트색 몰딩과 창호를 그대로 살린 모습이었다. 이 공간은 소품샵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판매되는 소품들도 지역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선보이는 아이템들이 대부분이었다. 관광 인구 유입 증대는 물론 지역 상생까지 두루두루 캐리하고 있었다는 후문!

문경 산양정행소에서 맛본 메뉴들

문경 산양정행소에서 맛본 메뉴들

산양정행소는 메뉴들 역시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문경에서 나는 재료들로 카페 메뉴를 구성하고, 베이커리의 경우 본래 양조장이었던 특징을 살려 막걸리를 활용한 막걸리크림타르트 같은 메뉴들도 선보이고 있었다. 음료와 디저트의 맛은 전체적으로 무난했지만 어느 지역에서도 흔히 만날 수 없는 공간이라 문경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꼭 들르는 것 같다. Tip. 문경 산양정행소와 같은 취지로 조성된 공간인 한옥 카페 겸 민박인 '화수헌'과 의상대여실 겸 셀프 스튜디오인 '볕드는 산' 역시 지역 핫플레이스로 유명하니 문경 여행 가시는 분들은 겸사겸사 함께 들러보자.

부산 핫플로 급부상중인 영도 피아크&스크랩

피아크
어마어마했던 영도 피아크 외관

어마어마했던 영도 피아크 외관

최근 부산에서 가장 핫해진 곳 중 하나가 바로 영도다.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골목길이 매력적인 흰여울문화마을과 아름다운 부산항대교가 보이는 오션뷰 카페들을 찾아서 수많은 사람들이 영도를 찾았지만 적어도 부둣가 풍경이 펼쳐지는 이곳은 절대 아니었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만이 소소하게 찾던 북빈물량장대체부두 근처에 부산 최고의 핫플레이스가 될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면서 영도 카페의 판도가 뒤집혀버렸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석유공장과 부산환경공단 영도사업소 뿐인데 이날 영도로 들어가는 66번 버스 안 젊은 사람들이 전부 이곳에서 하차하더라는. 그 순간 '해운대 더베이101'이 처음 생겼을 때가 떠오르면서 조만간 부산의 대표 핫플레이스가 신도시에서 원도심으로 바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트를 장식으로 사용하는 클라쓰란..!

요트를 장식으로 사용하는 클라쓰란..!

입구에 요트 한 척을 떡하니 갖다둔 이곳은 부산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문화를 지향하는 피아크(P.ARK)로, 문화, 예술, 식음료, 반려동물, 액티비티 등 현재 주목받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대형 선박의 공간 구조를 모티브로 설계되었으며 계절별로 기획된 테마에 맞춰 다양한 문화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P.ARK 오프닝 전으로 감각을 주제로 한 <Texture House> 전시가 11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주말 아니고 평일

주말 아니고 평일

피아크의 규모는 무려 1,800평이고 1층부터 6층까지 다양한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1층은 베이커리 공장, 2층과 3층은 전시 공간, 4층은 피아크 카페&베이커리로 운영되고 있는데 평일 오후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다.

인조 잔디에서 만끽하는 피크닉 분위기

인조 잔디에서 만끽하는 피크닉 분위기

2층과 4층, 5층, 6층에는 인조 잔디가 깔려있는 너른 야외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돗자리 무료 대여 서비스가 있어 사람이 많은 실내를 피해 피크닉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정말 고르기 힘들었던 다양한 종류의 베이커리 메뉴

정말 고르기 힘들었던 다양한 종류의 베이커리 메뉴

영도 피아크에서의 어려움은 의외로 자리를 잡는 것보다 메뉴를 선택할 때 다가왔다. 1층 베이커리 공장에서 생산되어 즉각적으로 채워지는 수많은 종류의 빵들 때문에 정신을 못 차렸을 정도. 크루아상 샌드위치같은 식사 대용 빵부터 달콤한 타르트같은 디저트까지 그 종류가 대략적으로 서른 가지는 족히 넘어보였다. 진열된 빵들의 양도 엄청나게 많았는데 '저게 다 팔릴까..?' 싶었지만 역시나 쓸데없는 걱정. 집에 갈 때 슬쩍 보니 진열대가 거의 텅텅 비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음료 메뉴도 베이커리 메뉴도 꽤 비싼 편에 속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도 많고 복잡해 죽겠는데 가격까지 비싸다'는 내용의 후기도 많은 편인데 이 또한 핫플레이스가 감당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스크랩
전시 공간과 함께 운영되는 영도 스크랩

전시 공간과 함께 운영되는 영도 스크랩

피아크와 연결 통로로 이어지는 곳에 스크랩이라는 카페가 있다. 피아크가 매운맛이라면 스크랩은 순한맛이랄까. 이곳 역시 복합문화공간 겸 카페로 운영되는 곳인데 피아크보다 3개월 빠른 올해 2월 오픈한 곳이다. 매 시즌마다 다양한 브랜드 및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여 카페 내부에 경계없이 작품들을 전시하고 주문 카운터 주변으로는 아트샵을 조성해 굿즈도 함께 판매한다.

불편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부두뷰

불편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부두뷰

합리적인 가격에 맛도 좋았던 메뉴들

합리적인 가격에 맛도 좋았던 메뉴들

스크랩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좌석은 역시 부두뷰가 한눈에 보이는 창가자리였다. 테이블이 아니라 다리를 둘 곳이 없어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그 정도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감성적인 공간이었달까. 스크랩의 메뉴들은 커피와 티,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고 커피에 자신있는 곳인지 논커피 메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준비되어 있는 만큼 커피의 풍미도 정말 좋았고 피아크와는 달리 메뉴들 가격이 합리적이었다는 점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동네 찐빵집에서 부안 대표 핫플로! 슬지제빵소

슬지제빵소
부안 슬지제빵소 외관

부안 슬지제빵소 외관

슬지제빵소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염전뷰

슬지제빵소 2층 테라스에서 바라본 염전뷰

부안 슬지제빵소는 20여년 전 아버지가 시작한 찐빵가게를 딸이 이어받아 제빵소 겸 카페로 변모시킨 공간이다. 우리밀을 사용하고 지역에서 생산하는 팥으로 팥소를 만드는 등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찐빵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많은데 국내 유일의 염전뷰 카페라는 타이틀로도 유명한 곳이다. 필자가 방문했던 2월에는 염전에 바닷물이 채워져있지 않아 반영샷을 만나기 힘들었지만 3월 말에서 10월 사이 화창한 날에 방문하면 멋진 반영샷을 촬영할 수 있으니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슬지제빵소에서 만날 수 있는 오색찐빵

슬지제빵소에서 만날 수 있는 오색찐빵

동네장사를 하던 작은 찐빵집이 부안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가 된 데는 김슬지 대표의 도전정신과 노력이 있었다. 아버지가 만들던 전통 찐빵에서 2~30대의 취향을 고려한 요소를 더해 생크림찐빵, 크림치즈찐빵, 오색찐빵 등의 다채로운 찐빵을 만들어냈고, 이는 SNS를 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부안의 대표 명소가 되었다.

슬지제빵소 2층 내부

슬지제빵소 2층 내부

슬지제빵소에서 즐긴 건강한 메뉴들

슬지제빵소에서 즐긴 건강한 메뉴들

우리밀, 우리팥, 우리농산물을 사용해 정직하게 만든다는 슬지제빵소의 모든 메뉴들! 우리 농산물은 수입 농산물에 비해 재료비가 2~3배 비싼 데다 우리밀의 경우 글루텐이 부족해 모양이나 식감에 대한 리스크도 있는데, 새로운 제조 방법을 개발하면서까지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착한 기업이라 방문한 보람이 더욱 있었다. 이날 필자가 즐긴 메뉴는 시그니처 메뉴인 흑당소금커피와 부안오디봉봉, 그리고 크림치즈찐빵과 생크림찐빵이었는데 음료들도 모두 특색있는 건강한 맛이었고 찐빵의 경우 먹고 나니 식사를 한 듯한 든든함이 느껴졌다. 차 없이 가기에는 다소 힘든 곳에 위치해 있지만 버스 시간만 잘 맞추면 뚜벅이 여행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니 부안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들러보자. *여행 인플루언서 '유지'가 소개하는 이색 뷰맛집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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