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여유를 드려요🍂 책 읽기 좋은 독립서점 4곳

세시간전 | 2021-09-13 16:00읽힘 3624

서늘한 기운이 처음 생길 무렵, 가을 밤에는 등불 밑에서 글 읽기가 좋다. 수확한 곡식을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놓듯, 마음의 양식을 담아두기에도 좋다. 평소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가 읽지 않은 책만 쌓여있다면, 올가을에 한가로이 책읽기 좋은 독립서점으로 떠나 책장을 넘겨보는 건 어떨까. 📍 호두과자 맛집, 선유서가 📍 서촌 골목 속 작은 숲, 비화림 📍 서울 도심 속 작은 스페인, 스페인책방 📍 와인과 함께 여행을, 책크인 글 띠오

고소, 달달, 선유서가

선유서가
선유서가 외부 전경

@seonyu_seoga

선유서가 푯말

@seonyu_seoga

양평동 자그만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책을 베고 누운 고양이가 반겨준다. 그 뒤로 오래된 건물들 사이 머쓱하게 자리 잡은, 깔끔한 외관의 서점이 눈에 띈다. 주변과 전혀 다른 분위기지만 묘하게 조화로운 이곳은 ‘선유서가’이다. 선유서가가 자리 잡은 양평동에는 동네 서점이나 문화를 즐길 공간이 부족했다고 한다. 책방지기는 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쉽게 접하도록 허름한 창고를 서점으로 탈바꿈시켰다.

선유서가 내부
선유서가 내부

하얀색으로 칠해진 벽에는 협업을 진행하는 작가의 작품이 걸리곤 한다. 새하얀 페인트를 칠하고 따로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개인 창작자들의 다양한 그림이나 텍스트, 사진이 걸리는 것이 곧 선유서가의 자연스러운 인테리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겼기 때문이다. 동네와 개인 창작자를 생각하는 책방지기의 순박한 마음이 함께 칠해져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 놓쳐선 안 될 선유서가의 간식

선유서가를 얘기할 때 ‘이 메뉴’를 빼먹으면 안 될 정도로 중요한 간식이 있다.

호두과자

@seonyu_seoga

호두과자

@seonyu_seoga

바로 ‘호두과자’다. 무려 앙금 종류도 3가지(팥, 쑥, 흑임자)라 골라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방과 호두과자. 단어만 나란히 놓고 봐도 평범한 조합은 아니다. 독립출판 작가이자 현재는 선유서가의 책방지기인 ‘북씨’님은 동네 어르신들이 즐겨 드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예전에 호두과자 집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리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아주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 호두과자를 먹기 위해 멀리서 찾아온다고 하니 동네를 생각한 책방지기의 마음이 호두과자 냄새에 배어 저 멀리까지 퍼져나간 게 아닐까 싶다.

홀릭커피

@seonyu_seoga

호두과자 포장지

 

편안한 분위기의 원목과 따스한 조명, 그리고 고소한 냄새가 가득한 이곳에서 달곰한 호두과자를 볼에 가득 넣고 우물거리며 책을 본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북캉스가 아닐까. ☕ 책방지기가 추천하는시그니쳐 메뉴는 ‘홀릭커피’. 호두과자와 함께 음미해보는 걸 추천한다.

➖ 다양한 작가들의 팝업 전시

푯말에는 선유서가에서 전시를 진행하는 작가의 포스터가 걸려있다. 지나가다 어떤 포스터가 붙어 있는지 보고 궁금해졌다면 들어가 보자.

선유서가 푯말

 

안녕, 비건

@seonyu_seoga

푯말에는 선유서가에서 전시를 진행하는 작가의 포스터가 걸려있다. 지나가다 어떤 포스터가 붙어 있는지 보고 궁금해졌다면 들어가 보자. 9월 1일부터 6일까지는 ‘비고미’작가의 <안녕, 비건> 책과 함께 직접 큐레이션 하신 비건 관련 서적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건 비밀인데, 선유서가는 비고미 작가의 <안녕, 비건>이 입고된 유일한 서점이다. 이 책을 읽고 싶다면 선유서가 방문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비고미 굿즈
비고미 큐레이션 서적
그림민기 굿즈

@seonyu_seoga

전시 기간이 끝났다 해서 아쉬워하지 말자, 이후로도 글루텐 프리 빵을 판매하는 ‘비고미 베이커리’는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 지금은 그림민기(@kimminkiki) 작가의 <커피와 빵>(9/7~10/17) 팝업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선유서가 x 그림민기 포스터

@seonyu_seoga

⏰ 운영시간 : 평일 08:30~21:00 주말 10:00~21:00 💸 메뉴 : 쌀호두과자 5,000원 홀릭커피 4,500원

언덕 위 작은 숲, 비화림

비화림
비화림 전경

@bihwarim_bookshop

비화림

@bihwarim_bookshop

서촌의 높은 언덕길을 오르다 땀이 삐질 나려고 할 때쯤 마른하늘에 초승달, 혹은 그믐달이 떠 있다면, 당신은 비화림을 마주했다는 것이다. 힘들게 걸어 올라가느라 고개조차 들 힘이 없다 하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을버스 색깔처럼 찐한 초록색 간판이 마중 나와 있으니까.

비화림 푯말
비화림 내부

큐레이션 북 코너에는 책방지기가 엄선한 책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책을 올려놓기도 하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대부분 독립출판으로 나온 서적을 진열한다고 한다. 📚 원하는 경우, 책방지기가 직접 큐레이션을 해준다!

비화림 거울
비화림 내부 비화림 내부 책장

창가에 쓰여 있는 ‘NO BOOK, NO LIFE’ 문구는 어떤 이유에서라도 한동안 저 문장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유리창에 기대 책을 읽다 목이 뻐근해 고개를 들면 거울 속에 또 다른 비밀의 숲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에 앉아 열심히 책을 읽어야만 마주하고 할 수 있는 거울 속 푸릇한 풍경이 바로 독서를 애정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진정한 비화림일수도 있겠다.

비화림 책갈피 굿즈
비화림 씨발아 굿즈
비화림 내츄럴 인센스 굿즈

공간이 아담하지만 그만큼 알뜰하게 구성되어 여러 종류의 굿즈도 찾아볼 수 있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색감으로 만들어진 책갈피, 조심히 읽어야 하는 씨앗은 우리 눈을 재밌게 해준다. 우리가 아는 평범한 인센스 스틱과는 달리 지푸라기 태우듯 통째로 불을 지피는 내츄럴 인센스도 있으니 한 번 구경해보자.

➖ 비화림에서 배우는 글쓰기 수업

비화림은 동네 주민과 단골을 위해 책을 대신 주문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이곳 책방지기인 장혜현 작가의 ‘글쓰기의 기술’ 수업도 진행한다.

비화림 책주문 포스터
비화림 글쓰기의 기술 수업 안내

@bihwarim_bookshop

✒ 4주 과정의 취미반과 20주 과정의 출판물 완성반이 있다. *ZOOM으로도 진행

비화림 전경

@bihwarim_bookshop

책을 읽다 보면 작은 숲이 보이는 이곳. 진한 커피 향이 옷깃에 스며드는 이곳. 하교하는 동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이곳은 비화림이다. 형광등 아래서 바쁜 일상에 치였던 당신, 비화림이 비춰주는 달빛 아래서 문장 속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 운영시간 : 수-일 12:00~19:00 월,화 휴무 💸 메뉴 : 느린커피 5,000원

서울 속 작은 스페인, 스페인책방

스페인책방 내부 전경

@spainbookshop

여행에 대한 갈증만 쌓여가는 지금, 도저히 풀 곳이 없다면 서울 도심 속에서 스페인의 이야기를 탐구하며 문화, 예술을 느껴보자.

5층
스페인책방 입구
스페인책방 입구
스페인책방 남산뷰

@spainbookshop

빽빽한 건물 숲 사이를 뚫고 5층이지만 603호인 이곳에 찾아가면 ‘세상에서 가장 큰 책방’이라는 문구가 반겨준다. 푸른 숲 너머로 남산타워가 시원하게 보이는 이곳이 한 나라의 역사와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 곳이라면, 충분히 세상에서 가장 큰 책방이라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스페인책방 내부
스페인책방 내부

책방지기의 언젠가 책방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과 ‘안토니 가우디’에 관한 책을 읽고 생긴 스페인에 대한 유별난 애정이 합쳐 스페인책방이 탄생했다. 원하는 곳에 살 수 없으니 이곳에서 원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마음이 낭만적이지만 단단하다. 스페인이 메인테마인 만큼 스페인이나 중남미와 관련된 책을 1순위로 입고하고 있지만, 간혹 책방지기의 취향을 간질이는 흥미로운 책도 데려온다고 한다.

스페인책방 굿즈
스페인책방 굿즈

스페인과 관련된 다양한 소품도 눈에 들어온다. 스페인에서 직접 가져오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금은 직접 굿즈를 만드신다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바로 기억력 게임 세트인데, 32종류의 스페인 관련 일러스트 카드와 그림 설명 미니북이 담겨있다. 소장용, 장식용 등으로도 쓰기에 좋아 보인다.

➖ 스페인책방에서 만끽하는 다양한 문화

독립서점이 매혹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책과 더불어 ‘문화’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스페인책방 프로그램 활동 모습

@spainbookshop

하몽 파티 안내문

출처=네이버블로그 스페인책방

이곳에서는 천 가방 만들기, 글쓰기, 여행 드로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돈키호테를 같이 읽는 프로그램과 스페인 원서를 읽는 프로그램만 진행 중이라고 한다. 🥩 직접 눈앞에서 카빙한 신선한 하몽을 와인과 함께 먹고 마시며 즐기는 ‘하몽 무제한 파티’는 아쉽게 올해는 진행하기 힘들 것 같다고.

스페인책방 방명록
스페인책방 방명록

한쪽 널찍한 테이블 위에 마음껏 낙서가 가능한 책방 방명록이 있으니 글씨체나 그림 솜씨를 뽐내보자. 매일 읽어보신다고 하니 책방지기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면 큰 성공이다. 다른 사람의 기록을 보다 아는 사람의 흔적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것 또한 스페인책방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스페인책방 내부
스페인책방 내부

⏰ 운영시간 : 평일 14:00~20:00 토요일,공휴일 13:00~18:00 일요일 휴무

이야기 속으로 check-in! 책크인

책크인
책크인 간판
책크인 내부 전경

‘책크인’은 다양한 여행 서적과 함께 와인을 탐미하기 좋은 곳이다. 인쇄지에 적혀있는 단어와 문장을 안주 삼아 와인을 맛보고 싶은 날이라면, 이곳의 문턱을 넘는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책방지기 코멘트
책방지기 코멘트

여행 책방이 테마인 만큼 여행 관련 서적이 많다. 책방지기가 직접 쓴 코멘트는 책을 이리저리 펼쳐보게 만드는 재미를 더해준다. 여행을 할 때 시야가 넓어질 수 있는, 여행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미술사, 음악사, 역사에 대한 책을 위주로 들여온다고 한다. 또한, 여행할 때 가져갈 수 있거나 직접 도움이 될 만한 핸디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두 번째 책크인

@checkin_books

창가 ‘두 번째 책크인’ 코너에는 중고도서가 있는데, 정가의 50%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면 좋은 기회다.

책크인 미니바

@checkin_books

와인 셀프 책크인

책 종류만큼이나 다양하게 큐레이션 된 와인이 책크인 미니바에서 기다리고 있다. 여행지 취향에 따라서 맛과 종류를 추천해주는 '와인 셀프 책크인'도 있으니 살펴보다 끌리는 와인이 있으면 이곳에서 가져다가 즐기면 된다. 🍷 도서 구매 시, 와인 및 음료 15% 할인!

➖ 책크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

무엇보다 에디터의 취향을 저격했던 건 책크인만의 특별한 서비스인 ‘얼리 책크인’과 ‘레이트 책크아웃’이다.

얼리 책크인

@goyoonkyung

얼리 책크인

@goyoonkyung

얼리 책크인

@checkin_books

‘얼리 책크인’은 책방이 열기 전,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여행 중 묵었던 호스텔의 조식처럼 커피와 토스트를 베이스로 한 식사가 제공되는 서비스다. 좋아하는 음악이나 작가를 사전에 말하면 책방지기가 취향에 맞게 가득 채워주니 취향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여행지에서 맞는 아침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레이트 책크아웃

@checkin_books

레이트 책크아웃

@checkin_books

물론, 책방이 문을 닫고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와인과 영화를 제공하는 ‘레이트 체크아웃’도 낭만적일 것이다. ‘레이트 체크아웃’ 할 때 사람들이 꼭 시키는 특별 메뉴는 바로 칼칼한 ‘감자 그라탕’이다. 가을밤, 와인과 함께 하기 좋은 음식이니 꼭 먹어야 한다.

➖ 에디터가 몰래 알려주는 책크인의 두 가지 비밀

비밀☝ 옛날 촌스러운 샌드위치 바이브를 가지고 있는 ‘정희씨 샌드위치’는 주말에만 맛볼 수 있는 시크릿 메뉴니까 주말에 책크인을 찾아가게 된다면 꼭 맛보아야 한다.

정희씨 샌드위치

@checkin_books

비밀✌ 이곳 책방지기는 혼자 오신 손님들이 계실 경우 말을 종종 건다고 한다. 만일 책방지기와 책, 여행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면 한가한 시간에 혼자 찾아가는 게 좋다. 그러다보면 책방지기와 마주앉아 대화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니 말이다.

책크인 쇼핑백

책, 와인 그리고 그 이상의 것들이 가득 담겨 있는 이곳은 바로 ‘책크인’이다.

책크인 포스터

✔️ 책방지기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면 영혼을 갈아 넣어 찍어주시니까 혼자 간다 해서 걱정하지 말자. ⏰ 운영시간 : 13:00~19:00 월 휴무 💸 메뉴 : 느린커피 5,000원

서점 안내문

📢 서점 기본사용설명서 서점 내부 촬영이 금지된 곳이 있으니, 찾아가고 싶은 서점이 있다면 꼭 사전에 알아보고 가자. 이쁜 곳에서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굴뚝같지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방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입하지 않은 책의 촬영은 작가의 저작권을 해치고 서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서고의 책 목록이나 제목이 그대로 노출되는 촬영은 지양하자. 정말 사진에 담고 싶을 만한 책이면 직접 구매해서 찍어보는 건 어떨까.